“평균 10분 걸립니다.”
이 말을 들으면 나는 대부분 10분쯤 기다리겠거니 생각한다. 아주 빠르지도, 오래 걸리지도 않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다섯 명이 모두 10분씩 기다린 경우와, 네 명은 1분 만에 끝나고 한 명만 46분을 기다린 경우의 평균은 같다. 계산기를 잘못 누른 게 아니다. 평균만으로는 그 차이를 볼 수 없을 뿐이다.
숫자를 짧게 정리하는 건 좋다. 다만 짧아진 문장을 보고 원래 상황까지 다 알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 글에서는 실제 회사의 실적 대신, 내가 만든 작은 예시로 그 차이를 살펴보려고 한다.
10분이라는 숫자를 두 가지로 만들어봤다
요청을 받은 때부터 처리에 필요한 첫 답변을 보낼 때까지 걸린 시간이라고 해보자. 자동으로 보내는 접수 알림은 빼고, 사람이 다음 행동을 정할 수 있는 답변을 기준으로 잡았다.
| 요청 | 사례 A | 사례 B |
|---|---|---|
| 첫 번째 | 10분 | 1분 |
| 두 번째 | 10분 | 1분 |
| 세 번째 | 10분 | 1분 |
| 네 번째 | 10분 | 1분 |
| 다섯 번째 | 10분 | 46분 |
| 합계 | 50분 | 50분 |
| 평균 | 10분 | 10분 |
두 사례 모두 다섯 건에 합해서 50분이 걸렸으니 평균은 10분이다. 보고서에 평균 하나만 넣으면 똑같이 보인다.
하지만 내가 B의 다섯 번째 요청자라면 평균 10분이라는 말이 꽤 멀게 느껴질 것 같다. 내가 기다린 건 46분이니까. 반대로 앞의 네 사람에게는 A보다 훨씬 빠른 경험이었다.
그래서 B가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네 건을 빨리 답한 것도 사실이고, 한 건이 오래 걸린 것도 사실이다. 어느 한쪽만 보고 평가하면 나머지가 사라진다.
평균 옆에 조금만 더 적어보면
모든 시간을 한 줄씩 보고할 필요는 없겠다. 대신 평균 옆에 몇 가지를 더 붙이면 꽤 다른 모습이 보인다.
| 살펴볼 항목 | 사례 A | 사례 B |
|---|---|---|
| 답변을 마친 요청 | 5건 | 5건 |
| 평균 | 10분 | 10분 |
| 중앙값 | 10분 | 1분 |
| 가장 오래 걸린 시간 | 10분 | 46분 |
| 15분을 넘긴 요청 | 0건 | 1건 |
중앙값은 작은 값부터 나란히 놓았을 때 가운데에 오는 값이다. B에서는 세 번째 값이 1분이다. 가운데 놓인 요청은 빨리 끝났지만, 긴 기다림 하나가 평균을 끌어올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여기서 15분은 비교하려고 임의로 고른 기준이다. 실제 업무라면 이용자에게 약속한 시간이나 내부 기준에 맞춰야 한다. 이번에는 15분, 다음에는 30분처럼 결과에 맞춰 바꾸면 지난번과 비교하기 어렵다.
나는 지표를 많이 만들기보다 평균이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 보고 필요한 것만 붙이는 편이 좋다. 자료 다섯 건이라면 긴 목록보다 이 표 하나가 더 잘 읽힐 수도 있다.
오래 걸린 한 건을 열어보고 싶다
B의 46분은 왜 생겼을까.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다. 요청을 늦게 발견했을 수도 있고, 확인할 내용이 많았을 수도 있다. 다른 담당자의 결정을 기다렸을 가능성도 있다.
나라면 그 한 건을 다시 열어서 시간을 나눠보겠다. 언제 받았는지, 언제 확인했는지, 중간에 누구에게 물었는지, 답변은 언제 보냈는지.
직접 자료를 살핀 시간이 긴 것과 전달할 담당자를 못 찾아 기다린 것은 고칠 곳이 다르다. 전자라면 참고 자료를 정리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고, 후자라면 역할이나 전달 경로부터 봐야 할 수 있다.
이런 구분 없이 평균을 줄이자는 말만 하면, 이미 빠른 요청을 더 빨리 처리하는 데 힘을 쓸 수도 있다. 1분짜리 네 건을 더 서두른다고 오래 멈춘 한 건의 이유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빠르게 답했다는 말도 한번 더 본다
속도만 보면 일단 짧게 답부터 보내는 게 유리해질 수 있다. 하지만 답을 받은 사람이 다음 일을 못 하고 다시 묻는다면, 시간이 정말 줄어든 걸까.
무엇을 답변으로 셌는지 먼저 맞춰야 한다. 접수했다는 알림, 필요한 내용을 담은 첫 답변, 최종 해결은 서로 다르다. 첫 답변까지의 시간을 보면서 해결 시간처럼 설명하면 곤란하다.
이 예시에서는 첫 유효한 답변을 기준으로 했다. 그렇다면 그 기준을 표에도 적고, 다시 문의가 온 이유나 해결까지 걸린 시간은 따로 볼 수 있겠다. 빠른 답변이 충분한 답변이었는지도 궁금하니까.
표 하나에 이 모든 것을 넣자는 뜻은 아니다. 지금의 숫자가 어떤 장면까지 설명하는지만 알고 읽고 싶다는 말이다.
아직 답하지 않은 요청은 어디에 있을까
답변을 마친 요청만 평균에 넣었다면, 지금 한 시간째 기다리는 사람은 계산에 없을 수 있다. 완료된 건들의 평균이 좋아 보여도 현재의 대기는 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응답 건수와 현재 기다린 시간도 한번 확인하면 좋겠다. 끝난 일의 속도와 남아 있는 일의 상태를 구분해서 보는 것이다.
비교하는 요청의 구성도 살펴야 한다. 단순한 문의가 많았던 날과 여러 자료를 확인해야 하는 날을 평균만으로 나란히 놓으면 성급한 판단이 될 수 있다. 건수와 난이도, 어떤 종류의 요청인지도 해석에 영향을 준다.
여기서는 다섯 건만 만들었다. 이 작은 예시로 실제 조직의 처리 능력이나 앞으로의 응답 시간을 예측할 수는 없다. 평균이 같아도 다른 장면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자료다.
보고할 때는 이렇게 적어보고 싶다
앞의 B를 한 문장으로 옮기면 이 정도가 되겠다.
답변을 마친 요청은 5건입니다. 평균은 10분, 중앙값은 1분이고, 15분을 넘긴 요청은 1건으로 46분이 걸렸습니다. 그 요청이 어느 단계에서 오래 기다렸는지 확인하려고 합니다.
아직 답하지 않은 요청이 있다면 그 현황은 따로 붙인다. 문장은 조금 길어졌지만 지금 어디를 봐야 할지 보인다.
평균은 쓸모 있는 숫자다. 없애자는 게 아니다. 다만 평균이 괜찮다는 이유로 오래 기다린 한 사람의 사정까지 괜찮았다고 넘기지는 않았으면 한다. 나는 그 한 건이 자꾸 궁금하다.